만화가 매우 가치있고 중요한 역할을 하며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앞서 이야기 했는데, 현실적으로는 매우 힘들고 척박한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만화판을 살릴 방법을 찾기 위해 수많은 논의들이 오갔지만 지금껏 그다지 마음에 와닿는 대안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한국에서 슬램덩크나 데스노트 같은 괴물 작품이 나온들 별다른 사회적, 경제적 이슈도 일으키지 못하고 시간에 휩쓸려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런 이유로, 만화판을 살릴 수 있는, 즉 만화가가 '현실적인 직업'이 될 수 있는, 조금이라도 마음에 와닿는 대안을 생각해보려 한다.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생각해보기로 하자. '만화'라는 것이 성립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작가'와 '독자'이다. 작가는 만화를 만들어 독자에게 보여주고, 독자는 소정의 대가를 작가에게 지불한다. 이것이 기본이다.

이러한 기본 전제 하에 작가에게 필요한 것이 생기는데, 그것은 '다수의 독자들과 연결될 수 있는 창구'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만화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는 한 만화는 직업이 될 정도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다. 예전에는 잡지가 그 역할을 했고, 요즘에는 온라인 포탈의 만화란도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하나 기본적으로 파악해야 할 사실은, "만화는 제작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든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한 명의 작가가 만들어낼 수 있는 만화는 1년에 단행본 4권 정도 분량인 것이 보통인데, 독자는 반나절이면 이것을 다 볼 수 있다. 시간적으로 볼 때 거의 1000 대 1에 가까운 비율이다. 물론 독자들이 만화만 보며 생활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수치적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확실한 것은 "만화는 나오는 게 느리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독자가 기다리다 지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만화는 "연재"라는 형태를 취한다. 어느 정도 독자가 만족할 만큼의 양이 되면 바로바로 보여주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차원에서 볼 때는 격주 24페이지 정도가 작가와 독자 사이의 가장 적절한 균형이라고 생각하는데, 격주도 성미 급한 독자들에게는 길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주 12~16페이지의 형태도 현실적으로 나쁘지 않은 듯 하다.
이러한 두 가지 정도의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만화가가 현실적인 직업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로 하자.




